◈ 인생에서... ◈/모든것은→일상

가을.. 그 끝자락에서

떠나는길(허호녕) 2013. 11. 17. 02:03

늦은 가을 숲에서

                         -양현근-

 

쓸쓸하여라
무작정 치달려온 숲그늘에서
가을 가을 가을 잎새들이 종알거리네

 

밤새도록 여린 생각들을 덜어내었는데도
무심한 풍경들은 왜 그리 가슴을 찔러대는지
실없는 갈바람은 왜 그리 혼을 빼놓는건지

 

떡갈나무며, 은행나무며 키작은 배롱나무의 잎잎까지
세상은 사방에서 날라드는 편지들로
저리 부산하다는데

 

가슴근처의 시퍼런 기다림에 걸려
나는 아직 꿈을 놓지 못하고 쓸쓸하여라

 

내 젊은 날의 오기들아
아직도 햇푸르기만 한 내 생의 갈참나무 이파리들아

 

그러므로 그러므로 사는 일이란
목숨길 뜨겁게 데워 어디론가 귀순하는 일이었다고
가슴에 첩첩이 꽃불 켜는 일이었다고.

 

 

 

 

 

 

 

 

 

 

 

가을이 다가는 끝자락에서 잡은 단풍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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