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둠 속에는
- 박남수 -
이 어둠 속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름을 불러 줄 수 없는
그 무엇들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어둠이 걷히고
햇볕이 내리 번지면
그것이 꽃일 수도 있고
돌일 수도 있는 그 숱한 것이,
그 숱한 것이 여기서는
그저 이름도 붙여줄 수 없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
제 지닌 것들을 키우고 있다.
이 날이 밝는 것을
그 누가 믿지 않으랴
그러나 그 누가
그 날을 점칠 수 있으랴.
그것이 내일이어도
내명년이어도 그저 멀면서도
다가오는 것으로 믿으면서
우리는 위태롭지 않으면
그저 외롭지 않다.
어둠이 결코 빛을 이길수는 없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비록 어둠이 내렸지만 빛이 있어 그 어둠이 아름다울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촬영:누리마루주차장에서/떠나는길
밝음은 어둠에서 비롯된다 <채근담>
糞蟲至穢,變爲蟬而飮露於秋風.腐草無光,化爲螢而輝采於夏月.
분충지예,변위선이음로어추풍.부초무광,화위형이휘채어하월.
固知潔常自汚出, 明每從晦生也.
고지결상자오출, 명매종회생야.
굼벵이는 더럽지만
매미로 변하여 가을 바람에 맑은 이슬을 마시고,
썩은 풀은 빛이 없지만
반딧불로 변해서 여름밤을 빛낸다.
깨끗함은 항상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음은 항상 어둠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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