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에서... ◈/화려하고→야경

폭축과 준비된 사람

떠나는길(허호녕) 2009. 2. 11. 17:42

준비된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걸 또 한번 느꼈습니다.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에 갔다가 달집을 태우면서 막판쯤에
폭축을 터뜨린다는걸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달집에 붙힌 불이 절정을 지나고 조금씩 불길이 줄어들때쯤
사람들 무리에서 빠져나와 지난해에 폭축을 쏘아 올린 지점쪽으로
카메라를 펼치고 준비를 하려는 순간...
펑~ 하고 폭축이 올라갑니다.

 

아뿔싸...
준비도 안했는뎁...
그런거 따질 정신이 없었습니다.
동네에서 열리는 축제라 폭축이 몇발 안 올라가는건 뻔하니까요.

 

24-70렌즈가 마운트되어 있었으므로 24미리로 돌리고
수동초점으로 전환하고 초점은 무한대로 돌리고
그러는 사이에도 폭축은 펑펑 올라가고...
아참.. 미치것더만요.

 

겨우겨우 폭축이 터지는 포인트에 화각맞추고 한컷 날리는 순간..
아.. 이게 아니다
릴리즈에, 벌브모드에, 가리개...ㅠ.ㅠ
우짭니까 그냥 찍는 수밖에...
셧속 1/10초, 그냥 까맣다.. 0.3초, 이거도 아니다.. 몇번을 변경하다
결국 수초까지 셧속이 올라갔습니다.

 

이제 사진이 좀 나온다 싶을때 갑자기 셧트가 눌러지지 않습니다.
뭐냐,, 뭐냐,, 왜이래!!
그러는 사이 폭축은 절정을 향해 마구마구 발사되고 있었을 뿐이고....
그순간 셧터가 눌러지지 않는 이유가 생각났을 뿐이고...

아뿔사... 건전지....


 

앞전 촬영때 한칸 남았었으니 미리 교환했었어야는데.. 이 뭥미..ㅠㅠ

이렇게 제가 사진에 입문하고 딱 두번째 불꽃촬영은 허무하게 끝났습니다.
역시 교훈은 준비된자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또 좋은 결과물을 만들수가 있다는것이었습니다.

 

 

 

 

 요 사진은 아쉬운맘에 보름달과 함께 아이들이 터뜨리는 미니폭축을 담았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