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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는...

떠나는길(허호녕) 2010. 3. 2. 00:06

3월에는 개인적으로 넘어야할 아주 큰 산이 하나 있습니다.

안넘으면 안되는 산이 될 듯합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3월을 시작해봅니다.

 

찾아주시는 모든분들에게도 3월은 특별하고 행복한 한달이 되시길 빌어봅니다.

 

 2월 마지막날 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장 주변에서 기다리다가 보리싹에 달려있는 이슬을 보았습니다.

 

 행사장 불빛을 이용해서 장노출로 담았습니다. 야경이라고 해얄지도 모르겠네요...^^

 

 촬영지:기장군 철마면/떠나는길(허호녕)

 

3월 -장3주-

 

얼음을 깨고 나아가는 쇄빙선같이
치욕보다 더 생생한 슬픔이
내게로 온다

 

 

슬픔이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모자가 얹혀지지 않는 머리처럼
그것은 인생이 천진스럽지 못하다는 징표

 

 

영양분 가득한 저 3월의 햇빛에서는
왜 비릿한 젖 냄새가 나는가

 

 

산수유나무는 햇빛을 정신없이 빨아들이고
검은 가지마다 온통 애기 젖꼭지만한 노란 꽃눈을 틔운다

 

 

3월의 햇빛 속에서
누군가 뼈만 앙상한 제 다리의 깊어진 궤양을 바라보며
살아봐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3월에 슬퍼할 겨를조차 없는 이들은
부끄러워하자
그 부끄러움을 뭉쳐
새 슬픔 하나라도 빚어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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