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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넘의 건망증을...

떠나는길(허호녕) 2010. 8. 14. 16:09

 이넘의 건망증을...


전화벨소리...

"오데고? 너거 삼실미테 오따."       (어디니? 너희 사무실밑에 왔다)

"빨리옷네 그이끄라 내 니러가꾸나."       (빨리왔네 그기 있어라. 내가 내려가께)


후다닥 컴퓨터를 끄고 챙길것 챙기고 나서면서 사무실 문을 잠그려는데 열쇠가 없다.

 

'에이 띠.. 키를 또 차에 놔뚜고 온나보네...'       (키를 차에다 두고 왔나보네)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면서 1층에 있는 친구넘에게 말한다.

 

"쪼매마 이꺼라. 삼실 쇠때를 차에 놔뚜고 옷는갑따."      (조금만 있어라. 사무실 열쇠를 차에 놓아두고 왔는가보다)

"문디짜슥.. 퍼뜩 가따온나."    (얼런 갔다가 오너라)


지하주차장에 내려갔는데 차가 안보인다.
리모콘을 꺼내서 눌러본다.
참고로 내차 리모콘은 양방향이고 성능이 꽤나 괜찮은 편이라
1Km안에 차가 있으면 소리로 찾을 수 있다.

 

 

'어라?? 와 암소리도 안들리노??'     (왜 아무런 소리도 안들릴까..)


지하주차장을 빙빙돌면서 계속 리모콘을 눌러도
소식이 없자 갑자기 밀려오는 불안감...

 

'우쒸... 누가 차 뚬치갔나..??'      혹시 지상에 주차했나 싶어서 다시 뛰어 올라왔다.

친구왈   "와그라는데?" (왜그러니?)

 

"지하주차장에 차 놔뚠줄 알았는데 엄따. 우에 대놨는 갑따."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해둔줄 알았는데 없다. 위에다 주차를 한 모양이다)


그러나 리모콘을 아무리 눌러도 위에도 없다.

 

잠시뒤.... 고개를 푹 떨구고 친구에게 말했다.

 

"니 울 삼실에 올라가 이꺼라... 불키나따"     (너 우리 사무실에 올라가 있어라. 불 켜놓았다)

 

"와?"

 

"내차 아까 카센타에 엔진오일 바꾼다꼬 매끼노코 와따..."     (내차 좀전에 카센타에 엔진오일 교환한다고 맡겨놓고 왔다)

 

"차키에 삼실 쇠때 달리이꺼덩. 문 장갈라카마 차 차자오야된다...."   (차 열쇠에 사무실키도 달려있거던. 문을 잠글려면 차를 찾아와야된다)

 

"에레이~문디짜슥아 거또 모루고 그래 우아래로 뛰댕깃나?    (그것도 모르고 그렇게 위 아래로 뛰어 다녔었나)

 "고마 관짜는기 안나껏나?"     (그냥 관을 맞추는게 낫지않겠니 <-죽으라는 소리^^)

 

"마 대따 문디.. 요여패다. 퍼뜩 띠~가따오께 삼실에 올라가이꺼라!"    (그냥 됐다.. 바로 옆이다. 얼른 뛰어 갔다올께. 사무실에 올라가 있어)


그렇습니다. 오일교환하느라고 카센타에 차를 맡겨놓고 평상시처럼 주차장에서
차를 찾아 헤메었습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이넘의 건망증을 어떻하죠.....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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