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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백목련 터지면 사랑이 운다

떠나는길(허호녕) 2012. 4. 11. 14:42
                                                                                         사진제공 http://blog.daum.net/honjaa
  
    백목련 터지면 사랑이 운다 김미옥 자박자박 봄 오는 소리에 투정부리며 기다리던 시간을 툴툴 털어내고 후미진 고샅을 홀로 걷는다 실바람의 애무에 하르르 하르르 홍매화 꽃문 여는 소리 사륵 사륵 백목련 젖가슴 열어젖히는 소리 사방에 흩어진다 그러나 봄이 오면 다시 오지 않을 사람의 그림자만 밟아야 하는 외론 가슴은 우둔한 생각임을 알면서도 정지된 시간을 되돌려놓고 꽃문 열리듯 하늘길이 열리길 까치발 딛고 기다린다 각을 맞춰 접어둔 추억 매향梅香 따라 펄럭일 때 잘려나간 인연의 고리 목련의 젖줄로 다시 이을 수만 있다면 앞섶 적시는 물기 몰래 훔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우두커니 창공을 바라보다 명치에 그리움을 덧칠해 놓고 힘없이 돌아서는 걸음 꽃문 여는 홍매화보다 더 아프다 젖줄 짜내는 목련보다 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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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글쓴이 : 예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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