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에서... ◈/모든것은→일상

12월의 독백

떠나는길(허호녕) 2012. 12. 3. 11:55

12월이 오면 왜 이리 마음이 바빠지는걸까요....

 

+ 12월의 독백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오광수·시인, 1953-)

 

촬영지:삼락공원/떠나는길(허호녕)

7027

The River in the Pines 솔밭사이로 강은 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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