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이란... ◈/의미있는→수필

취미는 미친짓?

떠나는길(허호녕) 2007. 11. 18. 20:33

 

 

 

취미생활이란 때론 미쳤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예전에 바다낚시란넘을 처음 접했을때도 그랬다.
틈만나면 머리속엔 온통 바다와 갯바위 생각뿐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추운 겨울날에도 갯바위에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그넘의 감성돔 한마리 잡아 보겠다고 설쳤던적이 있다.

꽁꽁 얼어붙은 새우를 입김으로 녹이면서 정성을 들였던 그런 시절...

생각해보면 일을 그렇게 시켰더라면...
아니면 누가 돈을 줄테니 그렇게 좀 하라고 했음
벌서 도망가고 없었을 것이다.

 

 

이번엔 또 사진이란것을 대하고 보니 이넘 역시 만만찮다.
벌서 삼사개월을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찍고 또 찍고
인터넷 강좌란 강좌는 다 읽고 여기저기 물어도 보고
어떻하면 좋은 사진, 쨍한 사진을 담을까에 미쳐있다.

 

 

세상에는 어느 한가지라도 소중하지 않은것을 없다.
엊그제 주산지의 아침 물안개를 담으면서 새삼 깨우침을 받았다.
여태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봐오며
그저 '아... 좋다.'라고 생각만 했었지
그 사진을 담기 위해서 그사람이 들였을 정성과 노력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오직 이른아침에 피어나는 물안개에 묻힌 풍경 몇장을 담기 위해서
서너시간을 밤세워 달리고 좋은 위치에 삼각대를 펴기 위해
아직은 턱도없이 이른 새벽 5시반에 산을 오르고....

 

 

이한장의 사진을 담기위해 추위와 싸우고 시간과 싸우고... 기다림의 연속..
이번에 그러고 보니 높은산 정상에서 절경의 운무사진을 담아낸 분들이 새삼 존경스러워졌다.

정말 그 정성과 열정에 박수를 안 보낼 수 없는것이다.

 

 

 

무박 2일의 일정을 끝내고 피곤함을 무릅쓰고 컴퓨터앞에 앉아서
손가락 호호 불어가며 담았던 그 사진을 보며 하나하나가 소중한데
같은 장소 같은 모델(?)인지라 그중에 몇몇만 남기고 다 버려야함은
또 다른 아픔이다.....

 

 

 

아직 시작이다.
지금 이순간처럼 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한장의 사진...
아니면 몇컷의 사진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런 사진을 담을 수 있을때까지
담고 또 담아 볼 것이다.......

 

 

 

강좌란을 뒤지다가 읽은 구절이 생각난다.

그림은 많은것을 집어 넣는것이고 사진은 많은것 중에서 짤라내는 예술이라고...

뷰파인더에 들어오는 세상을 어떻게 짤라내어야 하는지가 아직도 어렵기만 하다.

 

 

 

색감을 표현하는것 또한 어렵기만하다. 차라리 이렇게 무채색의 세상이라면 한가지 걱정은 덜어낼 수 있을까...

그 또한 맘처럼 그렇지만도 않을터.....

 

 

무엇을 하던..... 무엇을 찍던....

열정을 불태울 수 있다는건 내가 살아가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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