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에서... ◈/소중하며→명소

안동 하회마을의 가을

떠나는길(허호녕) 2008. 11. 3. 00:59

고향집 어머니의 마당

 

"꽃 좋아하면
눈물이 많다더라"
그러면서도
봉숭아 함박꽃 난초 접시꽃
흐드러지게 심으셨던
어머니

 

볕 좋은 날이면
콩대 꺾어 말리시고
붉은 고추 따다 널어두고
풀기 빳빳한 햇살 아래
가을 대추도 가득 널어 말리시며
잡풀 하나 없이 다듬느라
저문 날을 보내시던
고향집 마당

 

이제는 와스락와스락
마른 대잎만 몰려다니며
잊혀진 발자국 더듬어가고
"내 죽으면
이 지섬 다 어쩔꼬"
어머니의 근심이
마당 곳곳에서 무더기로 자라고 있다

 

- 김미옥의《어머니의 마당》
(김용택 엮음 <사랑 그대로의 사랑>) 중에서

 안동 하회마을을 다녀왔습니다.

늘 사진이나 TV에서나 봐 올때는 느끼지 못한 새로운 기분이더군요.

 처음 마을 풍경을 보자마자 정말 어릴적 고향에 온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초가집에서 살아본 기억이 있기에.....

 집뒤 텃밭에 심어지 배추가 영락없이 예전의 고향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아련한 추억의 모습에 푹 빠져 정작 하회탈에는 관심도 없이 지나와 버렸네요...

 삽작문밖에서 엄마~하고 부르면 금방이라도 저 문이 열릴것 같았습니다.

제 어릴적 초가집뒤에는 집집마다 저렇게 감나무가 한두그루씩 있었답니다...

 담벼락밑에서 놀던 친구들과 그시절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풍경들이었습니다.

 

 황금빛 논들을 바라볼때는 괜히 맘이 부자가 된듯했습니다.....

 

 사진동호회에서의 정기모임이었지만

저에겐 아련한 추억으로의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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