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에서... ◈/다가서면→접사

고결한 매화

떠나는길(허호녕) 2009. 3. 9. 00:51

능수매화

       -김종제-

 

 애타는 울음 같은
겨울꽃 이제 다 졌으니
해맑은 웃음 같은
봄꽃 필 차례가 다가왔네

 

 

 저 아래 섬마을 협재리에는
보름이나 일찍
휘휘 늘어진 능수매화 피었단다
철 모르게 꽃 피었다고
야단 칠 일 하나 없으니
너희들도 어서 꽃 피워라
세상 활짝 웃는 것 좀 보자꾸나

 

 

색색의 꽃도, 짙푸른 잎도 없으니
귀하게 얻은 제 몸 스스로
목매다는 일만 벌어지네
제 잠자는 집에 기름을 끼얹고
불을 활활 지르고 있네
누구보다 일찍 피었다고
먼저 지겠다고 하지 마라
오래도록 꽃 핀 얼굴을 보자꾸나

 

 

 질 때는 지더라도
능수매화 그 아래에서
나는 하하하, 너는 호호호
웃으면서 함께 피어보자꾸나


 

달콤한 시절도 매정한 시대도
한아름 가슴에 끌어안아
능수매화 저렇게 곱게 피었으니
꽃보다 먼저 질 수야 있겠느냐

 

 촬영지:기장군 철마면/떠나는길

매화의 꽃말 : 고결, 결백, 정조, 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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