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글:장석주)
얼음을 깨고 나아가는 쇄빙선같이
치욕보다 더 생생한 슬픔이
내게로 온다
슬픔이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모자가 얹혀지지 않는 머리처럼
그것은 인생이 천진스럽지 못하다는 징표
영양분 가득한 저 3월의 햇빛에서는
왜 비릿한 젖 냄새가 나는가
산수유나무는 햇빛을 정신없이 빨아들이고
검은 가지마다 온통 애기 젖꼭지만한 노란 꽃눈을 틔운다
3월의 햇빛 속에서
누군가 뼈만 앙상한 제 다리의 깊어진 궤양을 바라보며
살아봐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3월에 슬퍼할 겨를조차 없는 이들은
부끄러워하자
그 부끄러움을 뭉쳐
새 슬픔 하나라도 빚어낼 일이다.
(아래사진의 꽃은 생강나무꽃입니다. 산수유와 유사하지만...^^)
봄을 기다렸습니다.
새싹을 기다렸습니다.
꽃을 기다렸습니다.
꽃이 피면 달라질거라고 기다렸습니다.
새싹이 움터면 달라질라고 기다렸습니다.
햇살이 따스해지면 달라질거라고 기다렸습니다.
햇살은 따스합니다
꽃도 피었습니다.
새싹도 돋아납니다.
어두운 그늘아래서도 피어났습니다.
가녀린 한줄기로 피어났습니다.
감히 희망이라 불러도 될런지........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그래도 봄은 오듯이
그래도 꽃은 피어오르듯이
그렇게 새싹은 움트듯이
희망이란것도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다가올것이라 믿습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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