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이란... ◈/그리고...→수다

친구에게만...

떠나는길(허호녕) 2009. 8. 18. 14:35

그동안 제블의 모든것을 다 열어놓았는데
이제는 조금씩 닫아야 하겠습니다.


때로는 저만의 공간과
그리고 이곳에서 알게된 친구분들과의 공간도 필요할것 같네요.
그냥 이런저런 넋두리를 하고 싶은일이 있을때
그런 주저리를 늘어놓을 공간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현재까지 서로 친구였던분들은 상관없지만
제 블을 아껴주시던 분들중에 아직 서로 친구 맺기가 안되어 계신분은
이번 기회에 친구신청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사정이 여의치않아 먼저 친구신청을 못해드려서 죄송합니다.


단, 좀 낮설은분이시거나 개인 프로필 정보가 확실하지 않으신분들은
친구수락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담은 사진들이나 음악감상만을 위하셔 오셨던분들께서는
염려하지않으셔도 됩니다. 그런글과 사진들은 변함없이 오픈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결정을 하게된점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블로그를 아껴 주시는 모든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지난여름에 기억 중

-박해옥-   

 

 성실하고 반듯한 그대지만
지난여름 무심중에 지은 죄
지우지 못할 기억 몇쯤 있을 수도 있겠다

부산떨며 서둘러 떠난 휴가 길에
해금한 밤 안개
부드러운 샹송처럼 흐르던 해변에서
임자 없는 바람으로 휘청 일 수도 있었겠다

한솥밥 먹던 또래 동료가
희망퇴직서 던지던 날
용기를 잃지 말라 술잔을 부딪히면서도
속으론 은근히 가슴을 쓸어 내렸을 수도 있었겠다

출근길은 장마 비에 짜증나고
퇴근길은 잘 나가는 동창 이야기에 기죽고
저녁이면 숨통 조이는 열대야에 시달렸겠다

그날도 그날 같고
저 날도 저 날 같은 일상에 신물이 나
잔잔한 눈빛의 옆 사람에게 한 퉁바리 냅다 쏟고는
경비실도 못 지나 후회한 적도 있었겠다

그대, 지난여름 지은 죄가 서너 가지 된다면
이 가을엔 서른 번 넘게 좋은 일 할 일이다
계절도 가을이면
밀린 빚을 갚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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