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김재란-
계절의 쓸쓸함과
꿈꾸는 이들의 역경과
절망의 자국들
바라만 보아도 가슴이 젖는
은신의 몸짓 드러낸 채
한나절 햇살로
그나마 목을 축인다
삭풍에도 멈출 수 없을
심장을 끌어안고
찰나의 인연도 아끼는
나무이기를 포기하지 말자
새로운 계절
경이로운 시선을 받는
청춘의 그늘에 다시 묻혀도
마른 가지 끝에
내 영혼을 매자
겨울밤
생명을 지키려는 비명이
바람에 실려오고 끝내는
고통에 뒤척이는 앙상한 몰골까지
불꺼진 창가로 몰려왔다
그래, 문을 열자 내 하루가
내 삶이 온통
겨울나무이기를 주저하지 말자
촬영지:삼락공원/떠나는길(허호녕)
얼어서 녹은 축축한 잔디밭에 엎드려 누웠습니다.
세상이 다 편안합니다...
이 몇장의 나무사진을 얻기위하여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에
창피함도 무릎쓰고 엎어져 있습니다.
사진은 그만 담았습니다.
눅눅한 잔디위에 카메라를 베게삼아 엎드려있습니다.
앙상한 가지들을 보고 있자니 나중에...
내모습이 저러할까 싶었습니다...
위 시의 싯귀처럼
내 삶이 온통 겨울나무를 주저하지 말자..
내 삶이 온통 겨울나무를 주저하지 말자....
그렇게 현실을 되뇌어 봅니다..
봄이 와도 가지에 물이 오르지 않는다면..
봄이 되어도 빈가지에 다시 싹이 피지않는다면
그때는...
겨울나무는 이제 죽은 나무일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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