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은 어느날인가부터 난 고구마를 잘 먹지 않는다.
억지로 먹을일이 아니라면 손도 대기 싫다.
고구마란 내게는 찢어지는 가난의 상징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을에 고구마를 캘때부터 봄까지 찬장안에서 혹은 실겅위에서
언제나 굴러다녔던게 삶은 고구마였다.
배고푸면 밥대신 늘 먹었던 고구마.
거칠거칠한 보리밥이라도 괜찮으니 밥이 먹고 싶었었다.
식은밥 찬물에 말아서 지렁장만 있어도 좋으니 밥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난 고구마가 진절머리 난다..
엊그제 담은 이사진 하나에 그리움과 설움이 밀려온다.
빼떼기...
행여 몇몇만 아는 사투리일까 싶어 검색해보니 많이도 나온다.
갖다 붙여도 "건조고구마" 이건 좀 아니다 싶다.
좋은말두고 왠 건조 고구마...
빼떼기가 사투리인지 검색하다보니 여기저기 '빼떼기죽'이란말이 보인다.
그말에 또 울컥 옛날에 먹은 설움까지 다시 차고 올라온다.
아무리 웰빙이라해도 난 안먹을란다....
다행인건 웹상에 올라온 수많은 사진들중에 내가 담은 이사진만큼
예전의 진짜 빼떼기 모습을 보여준 사진은 안보인다.
요거 정말 제대로 맛나게 말리려면
초가지붕위에서 말리는게 제일 좋은데...
그시절 내 갬치속엔 과자대신 늘 고구마 빼떼기가 있었다...
고구마 빼떼기/떠나는길(허호녕)
한 (아쟁) - Han - 김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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